유난한 도전
그동안 토스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경로로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동안 실패했던 사업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유니콘 기업이 된 토스 역사는 정말 재밌었다. 악명? 높은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머리로만). 운도 정말 중요하지만 서비스가 성공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 같다.
처음엔 토스 창업자를 찬양하는 책일까 살짝 걱정했다. 하지만 부족한 모습, 실수하는 모습들을 솔직하게 담아내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모든게 좋아보인건 아니다. 서로 직설적으로 내뱉고 틀리면 그때 사과하고 인정하는 에피소드를 들었을 땐 별로였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상황이니 어느정도 이해해도 나같은 사람은 성향상 안맞다.
토스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데이터분석가 모두 한팀으로(목적조직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나는 개발자들끼리 한팀으로 있다보니 다른 직군분들과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은 별로 못받는다. 물론 현재 내 포지션이 시스템 개편이다보니 신규 스펙에 대해 기획자분들과 같이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긴 하다. 목적조직, 기능조직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게 좋다고 볼 순 없지만 한번쯤은 목적조직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토스 회사를 다니게 되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이런 문화속에서 내가 가진 능력들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확실히 2021년 개인리뷰 에 적었던 부족한 속도는 많이 개선됐다고 느낀다. 그때보다 더 다양한 일들을 큰 context switching 비용없이 해내고 있다. 하지만 동료들과 신뢰가 쌓였고 도메인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개발해야 하고 개발을 잘하는것보다 빠르게 꼭 필요한것만 만들어 출시하는게 더 중요한곳은 나와 잘 안맞다.
서비스가 성공해서 기존 시스템 구조로는 더 높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할 때, 개발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개편을 준비한다. 확장성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시기에 투입된다면 그땐 나도 자신있게 잘 할 수 있을거 같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에 간다는거니 나는 큰돈 벌긴 글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