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글

개인 리뷰(2023)와 새로운 도전

ybs 2024. 5. 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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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리뷰

2023년은 신주문서 프로젝트를 끝낸 해였다. 그러다 보니 동료 리뷰에는 좋은 얘기밖에 없었다. 나 또한 그동안 고생한 게 떠오르면서 좋은 얘기만 하게 되더라.

 

동료 리뷰에서 나에 해당하는 상위 키워드는 열정, 협력/기여, 공유/피드백 이었다. 아래 동료 피드백 일부를 가져왔다. 너무 좋은 말로 포장해 줘서 부끄럽긴 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걸 인정받은 기분이다.

동료 피드백 결과

  • 분명 귀찮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업무 공유 시 상대방이 100% 완전히 이해하여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덕분에 신주문서 유지보수에 필요한 지식을 더욱 빠르게 많은 유관부서에 전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프로젝트 진행중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구조적으로 이해하여 팀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십니다.
  •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시는 성향 덕분에 블로킹될 수 있는 업무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 솔선수범적인 태도와 넓은 활동성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선두에서 이끄는 모습이 팀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당면한 문제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모습은 팀의 성과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넓은 활동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수행하는 모습은 우리의 다양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 남들이 하기 어려운 업무를 스스로 선택하셔서, 마무리하는 적극적인 모습에 인상이 깊습니다.

 

부족했던 점

2023년엔 누구보다 주도적으로 신주문서 전환을 해왔지만, 전환이 끝나자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처럼 몸과 마음이 빠르게 지쳐갔다. 그래서 12월에 연차를 모두 털어 3주를 쉬었지만 복귀한 후로도 크게 회복되진 않았다. 

 

올해 1월 우왁굳 스트리머 굿즈 판매로 인해 주문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후속조치에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 책임감이 좀 부족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진 않았다.

 

작년에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이슈로 blocking 되면 이해관계자들한테 직접 연락해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했고 그마저도 안되면 빠르게 리더님한테 얘기해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올해는 상대방이 연락 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년 말, 에너지는 진작에 바닥났고 신주문서 전환을 끝내는 것만 생각하고 버텼던 거 같다. 업무시간 동안 모니터링 시스템만 틀어놓고 5초 화면 리프레시 걸면서 초조하게 보초 서는 일들이 많았는데 그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화면 깜빡임을 계속 보니 토할 거 같았다. 그렇게 두어 달 보내면서 체력/정신력이 떨어지니, 전환 끝난 후 책임감 같은 의지는 쉽게 무너졌다.

 

그래도 1월 주문서 장애 후속조치 작업들을 끝내고, 다시 평가받을 기회가 왔다. 우왁굳 스트리머가 4월에 추가 판매를 결정했고 그 모니터링이 내 마지막 task였다. 다행히 이번엔 안정적으로 원활하게 판매가 진행됐다.

 

총평

2021년에 플라즈마 TF 팀으로 온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기술(개발문화 포함)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많이 배웠다. 혹자는 그냥 SI 하러 가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틀린 말은 아니다), 단순히 정해진 요구사항을 개발하고 빠지는 게 아녔다. 그들도 모르는 스펙을 정리하고, 그들도 경험하지 못한 장애를 맞으면서 함께 서비스를 책임졌다.

 

마지막으로 리더님이 프로젝트 졸업선물로 '실패는 나침판이다' 책을 선물로 주셨다.

 

사실 나는 유튜브와 링크드인을 통해 한기용 님이 그동안 하신 말씀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래 3 문장은 크게 와닿았다.

 

- 주기적으로 회고하면서 내 장점이 여전히 장점인지 자문자답 해봐라.

- 융통성은 내 장점이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오픈마인드까지 포괄한다.

- 무엇을 할지만 정하지 말고, 무엇을 안 할지도 같이 명확하게 결정해 봐라.

 

내가 가진 장점을 더 발전시키는 것과 부족한 단점들을 보완하는 것 중 어디에 더 집중할 건지 아직 결론 내리지 못했다. 새로운 팀으로 가서도 내가 가진 장점들이 유효한지 확인해 봐야겠다. 그리고 그동안은 TODO만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안 하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새로운 도전

Storage Platform 팀으로 옮겨 object storage 서비스(aws s3와 같은) 개발을 한다. 그동안 플라즈마 TF 에서는 네이버 파이낸셜 법인과 협업했고, 앞으로는 네이버 클라우드 법인과 협업한다.

 

Storage Platform 은 go 언어로 개발하고 파일시스템 같은 low level 개발과 밀접한 팀이다. 개발언어부터 해서 많은게 낯설지만 잘 적응할 수 있을거 같다. 이전 프로젝트 성공 경험이 주는 자신감이 있다. 

 

왜 Storage 로 가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2022년부터 야간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분산처리시스템, 리눅스OS, 파일시스템, DB 수업들을 들으면서 CS 지식들을 공부했는데 그 과정이 즐거웠다.

 

학부생때와는 다르게 개발 경력이 쌓이면서 아는게 많아지니 수업 내용이 더 잘 이해가고 재밌었다. 그리고 나는 교수님한테 질문을 많이했다. 같이 수업듣는 지인이 나보고 헤르미온느냐고 할 정도였다. 학기당 6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는데 그냥 듣기만 하고 끝내는건 너무 아까웠다. 그리고 지금 아니면 교수님한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렵기 때문에 더 그랬던거 같다.

 

그동안 Storage Platform 팀은 벽으로 느꼈는데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용기를 얻었다. 거기가서 바로 core 업무를 할 순 없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파일시스템 개발을 해볼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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