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SW 인턴 리쿠르팅 경험기

블로그로 시작된 인연

내 블로그 유입경로는 대부분 www.google.com 이다. 그러다 우연히 github repository 주소를 발견했고 신기해서 구경했다. 대학생들로 보이는 3~4 명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중 한분(이하 A)이 CORS 에러를 해결해야 했고, 방법을 설명하면서 내 블로그를 참조했다.

 

그런데 해결 방법에 대한 글을 읽어 보니 내 블로그에서 말한 방식과 달랐다. 그래서 해당 github issue 에다 글을 남겼다. 남의 프로젝트에 갑자기 껴들어 훈수를 두는 모양새라 조심스러웠지만 기술적 의견만 담담하게 개진하면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두번정도 의견을 주고받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다음날 리더님과 점심먹으면서 가볍게 말씀드렸더니 관심을 보이면서 인턴 얘기가 나왔다.

 

인턴 채용 과정에서의 내 역할

우리팀에서는 빠르게 인턴 채용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HR 팀과 발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그 사이 기간동안 내가 리쿠르터 역할을 맡았다(HR 에서 공식적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부터는 A 와 따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았다).

 

A 가 '우리팀 인턴을 희망하는지', '언제쯤 지원 가능한지' 같은 정보를 리더님께 공유드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이메일과 카카오 익명 오픈채팅방을 활용했고 불필요한 질문을 안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팀을 대표해서 A 에게 말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 무의식적으로 개인적인 질문이 튀어나올수 있으니 주의하면서 메신저를 보내니까 초반엔 되게 딱딱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던거 같다. 리쿠르팅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느낀점

먼저 이렇게도 채용이 가능 하다는걸 알게됐다. 내가 A 를 도와준건 거의 없었다. 인턴이 되서 배정받은 업무는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그당시 나는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에 빠져있었는데 드라마 대사 중 "도와달라고 안했는데 왜 도와주냐, 도와달라고 하면 그때 도와달라" 에 꽃혀가지고 인턴기간 중에 A 를 도와준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A 는 최종면접까지 통과해 정규직 전환이 됐다. 요즘같이 얼어붙은 IT 취업시장에서 최종합격까지 한걸보니 내가 좋은 인재를 데리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경험으로, 기회가 되면 또 좋은 인재를 찾아볼 생각이다. 인재를 찾는 내 입장에서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두개 있다. 

 

1. 개발을 하다 발생한 문제들을 개인 블로그나 github issue 에 잘 표현해주면 도움이 될 거 같다.

 

문제를 해결하고, 해결하기까지 과정을 복기하면서 글로 옮기는건 쉽지 않다. 하면 좋다는걸 알아도 실천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고민의 흔적들을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고 진지한지를 알 수 있다.

 

남들이 '이것도 몰랐냐?' 라고 생각할까봐 해결한 멋진 모습만 남기고 싶을 수도 있겠다. 나는 대학생 때 토이 프로젝트에서 XSS 공격을 막기위해 네이버 오픈소스 lucy-xss-servlet-filter 를 사용한적이 있다. 그런데 Spring 을 활용한 웹 개발이 처음이어서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사용하는것 조차도 쉽지 않았다. github issue 로 문의를 하고 답변을 받았지만 해결되지 않아 결국 담당자를 직접 만나러 네이버 본사로 찾아갔다. 원인은 부끄럽게도 xml 설정 오타였다. 그때 당시 친구들은 웃으면서 놀렸지만 지금 나는 그 오픈소스를 이어받아 새로운 라이브러리로 네이버 XSS 공격 방어를 담당하고 있다.

 

 

2.  github issue 나 pr 에, 맡은 task 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혀 있으면 도움이 될 거 같다.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인사권을 가진 윗분들이 그런 정보를 원하는데 나도 코드 diff 까지 디테일하게 찾아볼 시간이 없다.